고용주 단속 효과 크다…오바마 행정부, 불체자 채용 업체 집중조사
불법 체류자를 채용하는 고용주를 집중 단속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이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 불체자 추방에 집중한 조지 부시 전 행정부와는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불법 이민 단속의 초점을 고용주에게 맞추면서 불체자들이 국내 일터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. '조용한 급습’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이민세관단속국(ICE) 요원들이 불체자 고용과 노동력 착취가 의심되는 회사나 업체 등을 찾아가 고용 적법성 기록 서류(I-9)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형태다.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1년 동안 2900개 이상의 기업과 업체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며, 올들어 지난 6월까지 불체자를 고용한 것으로 드러난 업체와 기업주에게 총 3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.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지금까지 수천명이 해고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. 이 같은 단속으로 인해 타격이 가장 큰 곳은 농장으로 나타났다. 연방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농장 근로자의 60% 이상이 불법 이민자들이다. 실제로 워싱턴주의 한 농장인 게버스 팜스는 지난 12월 갑작스런 ICE의 단속으로 불체자 직원 500명을 해고했다. 때문에 고용주들에게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고용 자체를 꺼리게 하는 아주 효과적인 법 집행 수단이 되고 있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. 기업들을 상대로 이민법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컨설팅사 ‘국경 관리 전략’의 마크 리드 사장은 “과거 수백명의 ICE 요원들이 한 회사를 집중 단속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한 요원이 수백개의 회사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”고 말했다.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불법 이민자들이 농장 등 미국인들이 불경기임에도 취업을 꺼리는 업종에 종사하는 상황에서 대체 노동력을 제공해 주지 않고 단속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. 최희숙 기자 hs_ny@koreadaily.com